[성경 강해] 사도행전 18장: 평범한 일상 속의 동역과 두려움 없는 복음

2026. 4. 30.

 

사도행전 17장에서 바울이 헬라 철학의 심장부 아테네에서 복음을 변증했다면, 18장은 그가 화려한 지성의 도시를 떠나 북적이는 상업과 쾌락의 도시 고린도로 들어가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 장은 위대한 사도의 사역이 언제나 특별하고 극적인 사건으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고된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평범한 일상, 그 속에서 만나는 귀한 동역자, 영적 침체와 두려움 속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위로, 그리고 미완의 사역자를 온전하게 세워주는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까지. 사도행전 18장은 제2차 전도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며, 우리 신앙의 가장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모습들을 따뜻하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1. 고린도: 일과 사역, 그리고 하나님의 특별한 위로 (18:1-17)

아테네에서 홀로 떠나온 바울은 당시 로마 제국의 가장 번성한 항구 도시이자 극심한 음란과 타락으로 유명했던 고린도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 바울은 그의 인생과 사역에 가장 중요한 동역자가 될 한 부부를 만납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그리고 천막 만드는 일


클라우디오 황제의 유대인 추방령 때문에 로마에서 고린도로 온 아굴라와 그의 아내 브리스길라. 그들은 바울과 생업이 같았습니다. 바로 '천막을 만드는 일(가죽 세공)'이었습니다. 바울은 그들의 집에 머물며 함께 일하고, 안식일에는 회당에서 복음을 전하는 자비량 사역을 시작합니다. 위대한 사도 역시 생계를 위해 고된 노동을 감당해야 했던 것입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바울에게 임한 환상


실라와 디모데가 합류한 후, 바울은 말씀 사역에 더욱 전념하지만 유대인들의 거센 반대와 비방에 부딪힙니다. 아마도 그는 극심한 영적 피로와 두려움에 휩싸였을 것입니다. 바로 그 밤, 주님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나타나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행 18:9-10)

 

이 위로의 말씀에 힘입어 바울은 무려 1년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고린도에 머물며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칩니다. 이후 유대인들이 그를 총독 갈리오에게 고발하지만, 갈리오는 종교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사건을 기각해버립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세상의 법정까지도 사용하시어 바울을 보호하시고 복음의 길을 열어가셨습니다.


2. 귀한 동역자들의 성장과 아볼로의 등장 (18:18-28)

고린도 사역을 마친 바울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와 함께 배를 타고 에베소로 향합니다. 바울은 잠시 머물다 떠나면서, 신실한 동역자인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에베소에 남겨둡니다. 이는 그들이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 한 지역의 영적 리더십을 감당할 만큼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열정은 있으나 미완이었던 사역자, 아볼로


바울이 떠난 에베소에 아볼로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 학문이 많고 성경에 능통하며, 예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고 가르치는 열정적인 사역자였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요한의 세례만 알 따름'이었습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그리고 성령의 세례에 대한 온전한 복음을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름다운 동역,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의 멘토링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회당에서 담대히 말하는 아볼로를 보고, 그를 공개적으로 망신 주거나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를 집으로 조용히 데려다가 '하나님의 도를 더 정확하게' 풀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 지혜롭고 겸손한 가르침 덕분에, 아볼로는 온전한 복음으로 무장한 위대한 사역자로 거듭납니다. 이후 그는 고린도(아가야)로 건너가 성경을 가지고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증언하며, 믿는 자들에게 큰 유익을 주는 사역자가 되었습니다.


3. 제2차 전도 여행의 마무리와 제3차 여행의 시작 (18:18-23)

바울은 에베소를 떠나 가이사랴에 상륙하여 예루살렘 교회를 방문한 후, 마침내 파송 교회였던 안디옥으로 돌아와 오랜 기간에 걸친 제2차 전도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얼마간의 시간을 보낸 후, 그는 곧바로 갈라디아와 브루기아 땅을 차례로 다니며 모든 제자들을 굳건하게 하는 제3차 전도 여행의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복음을 향한 그의 열정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


핵심 단어 연구 (Key Word Study)

  • 자비량 사역 (Tentmaking Ministry): 선교사가 현지에서 직업을 가지고 스스로 생활비를 벌며 복음을 전하는 사역 형태입니다. 바울이 천막을 만들며 사역한 것에서 유래했으며, 재정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현지인들과 삶으로 소통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 두려워하지 말며 (Do not be afraid): 성경 전체에서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들에게 반복적으로 하시는 약속이자 명령입니다. 사역의 가장 큰 적인 '두려움'은 하나님의 임재와 약속에 대한 믿음으로만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더 정확하게 (More accurately):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아볼로를 가르친 방식을 묘사하는 단어입니다. 다른 사람을 가르칠 때,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진리를 겸손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성숙한 멘토링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묵상과 적용

사도행전 18장은 우리에게 세 가지 중요한 영적 교훈을 줍니다.

 

첫째, 우리의 일상은 거룩한 사역의 현장입니다. 바울은 천막을 만드는 노동의 현장에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만나 동역했고, 복음을 전했습니다. 우리의 직장, 학교, 가정 역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소중한 선교지입니다.

 

둘째, 영적 침체와 두려움은 하나님의 위로를 경험할 기회입니다. 위대한 사도 바울조차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주님은 그에게 찾아와 "내가 너와 함께 있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인생의 가장 캄캄한 밤이 주님의 음성을 가장 선명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셋째, 성숙한 성도는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 사람입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자신들보다 학문이 뛰어난 아볼로를 시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의 부족한 점을 조용히 채워주어 더 위대한 사역자로 세웠습니다. 오늘날 교회에 필요한 것은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장을 기뻐하며 겸손히 섬기는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같은 성숙한 동역자입니다.

 

오늘 나의 일터와 가정에서 신실하게 동역하며, 두려움 속에서도 담대히 복음을 말하고, 다른 지체를 온유하게 세워주는 복된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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